2010년 12월 22일
세계를 구하는 영웅은 이제 지겹다.-그래도 마을은 돌아간다

영웅들이 세계를 구하다 지쳤다. 악당 조커보다 무서운 경제 위기, 평생을 일만하다 청춘을 잃고 나이가 들어서는 삶을 즐기는 방법조차 모르는 부모 세대의 경제적 후광을 입은 젊은이들은 무엇을 해야할지 몰라 방황하며 시간을 보낸다.
지금 이런 시기에 세상은 영웅에 관심이 없다. 사람들은 자신과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싶어한다.
"그래도 마을은 돌아간다."
신조협려를 좋아한다던 그가 최근 즐겨본다는 일본 애니다. 2화까지 보았는데 쳐부셔야 할 적이 나타나지 않는다. 목적도 없다. 그냥 일상을 조금 비꼬고 약간 과장하여 그려놓았다.
루피가 고무고무팔을 휘두르며 해적들을 무찌르고 검사 가츠가 자기 삶의 부조리에 맞서 묵묵히 싸우기만 하던 만화들이... 이젠 그런 영웅따위 관심없다는 듯 여고생이 메이드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고있다.(예전같으면 그녀들이 뾰로롱 마법소녀로 변신해 세상을 구해야 옳단 말이다!)
다윗이 백성을 구하고 예수가 세상을 구원한다는 식의 이야기에서 지겨워질 때였는데 일상의 이야기로 돌아간 것은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 것인지 혹은 잠시의 시류에 불과한 것인지 모르겠다.
다만, 사람들은 이제 영웅을 필요치 않는다.
영웅은 한명이고 영원불멸한 주인공이다. 영웅이 등장하는 세계에서 그(혹은 그녀)이외의 모든이는 조연이나 엑스트라로서 주인공을 빛나게 하는 양념에 지나지 않는다.
사람들은 이제 나라를 위해, 국익을 위해, 일단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고 나서, 라는 식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그다지 길지 않는 유한한 삶 속에서 자신이 주인공이 되고 싶어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래도 마을은 돌아간다'와 같은 애니메이션에선 누구든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아 나는 아무 능력도 없는 조연에 지나지 않아 라는 따위의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따분한 일상에서 나도 어엿한 주인공이고 세상은 못구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특별한 의미들을 찾으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걸 느끼게 하는 애니메이션. 당분간은 더 이런 류의 애니메이션이 흥할 듯.
# by | 2010/12/22 11:25 | 당신들에게 | 트랙백 | 덧글(5)



